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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은 가족을 운명이라 말하고, 어떤 사람은 감옥이라 말한다. 사랑과 증오가 뒤엉킨 그 이름 앞에서 우리는 얼마나 솔직할 수 있을까. 드라마 '사마귀'는 단순한 범죄 스릴러가 아니다. 살인을 저지른 한 여자의 이야기이자, 그 여자를 증오하는 아들의 이야기이며, 결국엔 서로를 마주해야만 하는 두 사람의 이야기다. 고현정이 연기하는 '정이신'은 세상에서 가장 잔혹한 살인마이다. 그녀는 누군가에게는 어머니라는 이름으로 남아 있다. 그녀를 증오하며 살아온 아들 '차수열'은 모방 살인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자신이 가장 미워하는 존재와 손을 잡는다. 이 드라마를 보고 있으면, 우리가 외면해 온 감정들이 하나씩 고개를 든다. 미움 속에 남은 애정, 침묵 속에 남은 기억, 그리고 그 모든 것을 꺼내야만 하는 순간들.
기본 정보
제목: 사마귀: 살인자의 외출
방송사: SBS (금/토 드라마)
첫 방송일: 2025년 9월 5일
연출: 변영주 감독 [영화 -화차, 밀애 등으로 유명]
극본: 이영종 작가 [서울의 봄, 검은 집 각본]
제작: 스튜디오 S, 메리크리스마스, 메가몬스터, 영화제작소 보임
원작: 넷플릭스 드라마 사마귀
등장인물
고현정 - 정이신
그녀는 존재 자체가 음모처럼 은폐된 인물이었다. 인터넷 속 괴담처럼 떠도는 여성 연쇄살인범이지만, 실존했던 그녀였다. 그녀가 죽인 다섯 명의 남자들은 하나같이 여성과 아이를 학대했던 자들이었다. 그래서 누군가에게는 살인마, 또 누군가에게는 정의의 그림자로 추앙을 받는다.
정이신은 잔혹한 살인을 저질렀지만, 죽어가는 새를 살려내는 감성을 지녔다. 경찰 수사에 협조하겠다고 나서지만, 현장에선 자신의 과거를 떠올리며 쾌감을 느끼는 듯한 모습도 보인다.
아들을 보고 싶어 하지만, 그 감정조차 이용하려는 계산처럼 보인다. 그녀는 모순덩어리다. 하지만 그 모순 속에서 사건을 조금씩 풀려간다. 정이신은 자신의 살인을 잘못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죽을 만한 놈들을 죽였을 뿐'이라는 확신. 그녀가 유일하게 후회하는 것은 하나뿐인 아들 곁에 있어주지 못한 것이다.
20년 전, 그녀는 자신의 죄를 인정하는 조건으로 아들의 이름을 바꾸고, 자신 때문에 그의 삶이 망가지지 않도록 했다. 그리고 지금, 그녀를 빼닮은 모방살인 사건이 발생한다. 정이신은 경찰에 제안한다. "사건 해결에 협조하겠다. 단, 아들 수열을 통해서만." 수열과 경찰은 그녀의 손을 잡는다. 즐기든, 이용하든 정이신이 없이는 사건을 풀 수 없기 때문이다.
정이신은 아들과 함께 범인을 추적하며 과거의 자신을 마주한다. 하지만 그녀의 행동은 정말 아들을 돕기 위한 것일까. 조금씩 드러나는 그녀의 또 다른 이면. 교미 후 수컷의 머리를 씹어 먹는 사마귀처럼, 그녀에게 모성애란 수단일지도 모른다.
장동윤 - 차수열
형사. 평생 증오해 온 '사마귀'인 엄마와 함께 사건을 해결해야 하는 인물. "자식 죽이는 엄마. 엄마 아니라고요..." 수열은 수사 중 마주친 마약 중독 여성이 딸을 옥상에서 던지려는 순간, 그 여성을 향해 총을 쏜다. 딸을 구하려 했지만, 수열은 안다. 사실은 그 엄마를 죽이고 싶었던 것임을. 삐죽삐죽 튀어나오는 분노. 알고 있지만 통제할 수 없는 감정. 그 뿌리는 깊다. - 엄마에 대한 증오다.
수열의 엄마는 '사마귀'라 불린 연쇄살인마이다. 20년 전, 다섯 명의 남성을 잔혹하게 살해했고 그 사건은 수열의 인생을 송두리재 바꿔놓았다. 수열에게 엄마는 짐이고, 상처이며, 극복해야 할 그림자였다.
어릴 적부터 수열은 자신이 엄마와 다른 사람임을 증명하고 싶었다. 무술 유단자였지만, 자신을 괴롭히는 아이들을 차마 때리지 못했다. 혹시라도 내 안의 엄마가 튀어나올까 봐. 그런 수열에게 복음처럼 들린 말 - "경찰이 되어서, 엄마가 죽인 사람만큼 살려라."
하지만 어른이 되고, 경찰이 되고, 남편이 된 후에도 수열은 엄마를 부르며 깨어나는 악몽에 시달린다. 그녀는 수열이 어렵게 쌓아 올린 '정상적인 삶'을 끊임없이 위협하는 존재였다. 동료 경찰에게, 아내에게, 수열의 말과 행동 속에 있는 그녀의 흔적.
수열은 깨닫는다. 보다 근원적인 해결이 필요하다는 것을. 무섭기만 했던 엄마가 사실은 별것 아니었음을.. 감옥에 갇힌 그녀가 자신의 삶에 아무런 위해가 되지 않음을 직접 눈으로 확인해야만 했다.
그리고 그 순간, 수도권을 흔드는 연쇄살인 사건이 발생한다. 누군가, 엄마의 과거 살인을 판박이처럼 따라 하고 있다. 수열은 피하지 않기로 한다. 그동안 외면해 온 '엄마'라는 이름의 악마. 그 악마와 손을 잡고, 또 다른 악마가 벌인 일 속으로 뛰어든다. 그 길이, 자신이 그 악마와 닮았음을 확인하는 끔찍한 길일지라도.
조성하 - 최중호
경찰 간부. "살릴 수 있는 사람 모른 척하면 죽이는 거랑 뭐가 달라?" 이 말은 중호의 신념이자, 그가 경찰로 살아온 이유다. 하지만 그 신념은 늘 단순하지 않았다. 20년 전, 수습 형사였던 그는 카지노가 들어설 예정이던 탄광 마을에서 연쇄살인 사건을 마주했고, 그 범인은 바로 정이신이었다.
정치적인 이유로 사건은 은폐되고 축소되어야 헸다. 중호는 정이신과 거래를 한다. 그녀가 자백하는 조건은 다 하나- 자신의 아들 수열을 가끔씩 돌봐달라는 것. 그 거래는 단순한 협상으로 끝나지 않았다. 중호는 이후 수열의 삼에 깊이 관여했고, 그가 경찰이 되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인물이 된다.
중호는 정이신을 범죄자로 여긴다. 하지만 동시에, 그녀에게서 구원자 같은 감정을 느낀다. 그녀가 죽인 이들이 모두 사회적 악이었다는 사실, 그리고 그녀가 남긴 상처 속에서 수열이라는 아이를 지켜야 했던 책임감. 그 감정은 중호에게도 혼란이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혼란을 다스릴 줄 아는 사람이었다. 경찰로서의 윤리와 인간으로서의 감정을 균형 있게 붙잡고 살아온 인물.
중호는 수열이 느끼는 혼란을 누구보다 잘 안다. 엄마이면서 살인자인 존재를 마주해야 하는 고통. 그 고통은 수열의 말과 행동, 그리고 그가 살아온 방식 곳곳에 스며 있다. 중호는 때로 수열이 아들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알려주고 싶다. 그 혼란을 어떻게 다스릴 수 있는지, 자신이 걸어온 길을 통해 무엇을 놓치지 말아야 하는지.
이엘 - 김나희
"한 팀이란 생각만 해주시면 돼요" 그녀의 말은 단순한 요청이 아니라. 수사 현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신념이다. 나희는 연쇄살인 수사팀의 최고참. 불철주야 사건만을 좇는 행동형 리더로, 팀원들 사이에서 신뢰의 중심이 되어 있다. 그녀에게 중요한 건 사건 해결이고, 그 목적을 위해서하면 누가 팀장이든 상관없다.
그런 그녀 앞에, '낙하산'처럼 떨어진 차수열이 나타난다. 능력은 있지만, 팀원들과 거리를 두는 태도. 처음엔 적응의 문제라 여겼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그의 행동 속에 무언가 숨겨진 것이 있다는 걸 느낀다.
나희에게 '팀'이란 모두가 하나가 되어, 숨김없이 사건에 전력하는 공동체다. 그 안에서 혼자만의 비밀을 품고 있는 자는 팀을 부정하는 존재다. 수열이 그런 자라는 걸 확인한 순간, 나희는 단호해진다. 그가 상사든, 경찰청장이든, 팀의 일원이 아닌 자는 제거 대상일 뿐이다. 나희는 감정에 흔들이지 않는다. 그녀는 신념으로 움직이는 사람이다. 그리고 그 신념은, 수열과의 갈등을 통해 더 선명하게 드러난다.
김보라 - 이정연
"눈앞에 보여줘야지. 가족이 얼마나 좋은 건지." 정연은 그렇게 믿는다. 사랑이란,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 가족이란, 함께 살아내는 시간 속에서 만들어지는 것. 수열은 언제나 다정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새로운 사건을 맡은 이후, 그의 눈빛은 조금씩 어두워졌고 정연은 그것이 단순히 사건 때문만은 아니라는 걸 느낀다.
수열은 늘 가족을 만드는 일에 소극적이었다. 그럴 때마다 정연을 그를 잡아끌었다. 함께 밥을 먹고, 함께 잠들고, 함께 살아가는 일상의 조각들을 쌓아가며 그에게 가족이란 따뜻한 것임을 보여주려 했다. 이번에도 그녀는 움직인다. 구열의 괴로움을 알고 싶어서, 또 한 번 이해하고 품어주고 싶어서. 그것이 정연이 생각하는 사랑이고, 가족이니까.
하지만 정연은 모른다. 그 상처가 얼마나 크고, 얼마나 깊은지. 수열이 마주한 과거는 단순한 트라우마가 아니라 존재를 흔드는 그림자다. 정연은 그 그림자를 껴안으려 한다. 하지만 그 그림자는 쉽게 품어지지 않는다.
이황의 - 정현
"뭔 나쁜 일이 있을 때 그 자리에 애가 있으면 무조건 그 애가 제일 큰 피해자여." 그는 수열의 외할아버지이나, 정이신의 아버지다. 자신이 낳은 딸이 세상을 어지럽혔다는 원죄의 무게를 안고 살아간다. 부모 없이 자란 수열을 돌보며 그는 목회자가 되었고, 범죄 피해 아동을 위한 보호센터를 세웠다. 그 모든 선행은 속죄의 방식이었다.
그는 늘 사랑을 말한다. 주님의 이름으로, 용서와 이해를 설교한다. 하지만 정이신 앞에서는 그 사랑이 무력해진다. 그녀는 그에게 블랙홀 같은 존재다. 모든 것을 빨아들이고, 남는 건 침묵과 공포뿐.
그가 자신의 딸을 설명할 수 있는 유일한 단어는 '악마'다. 그녀가 수열과 다시 마주하는 것조차 그는 반대한다. 신앙으로도, 이해로도, 그녀를 품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태구 - 서구완
그는 연쇄살인 사건의 유력 용의자다. 하지만 단순한 범죄자가 아니다. 서구완은 정이신을 추앙한다. 그녀가 저지른 살인을 '정의의 실현'이라 믿고, 자신 역시 그 정의를 계승해야 한다고 망상한다. 그의 집은 정이신에 대한 미니 박물관이다. 신문 기사, 법정 기록, 그녀의 흔적들로 가득 찬 공간. 그 방은 서구완에게 신념의 성소이자, 현실과 망상이 뒤엉킨 심리적 은신처다.
서구완은 정신적으로 매우 불안정하고 충동적인 인물이다. 그의 행동은 예측할 수 없고, 수사팀은 그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혼성을 겪는다. 그는 자신이 정의를 실현하고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그 정의는 왜곡된 신념 위에 세워진 위험한 허상이다.
서구완은 단순한 모방범이 아니다. 그는 정이신의 과거를 재현하려는 자이며, 그녀의 내면을 이해하고자 하는 자다. 하지만 그 이해는 결국 또 다른 악을 낳는다. 수열과 정이신, 그리고 수사팀은 서구완이라는 존재를 통해 과거의 그림자와 다시 마주하게 된다.
줄거리
20년 전,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연쇄살인 사건이 발생합니다. 범인은 다름 아닌 한 여성—그녀는 다섯 명의 남성을 잔혹하게 살해했고, 언론은 그녀에게 ‘사마귀’라는 별명을 붙였습니다. 그녀는 체포되어 수감되었고, 세상은 그녀를 잊은 듯 흘러갔지만, 그녀의 아들 차수열은 그 이름을 가슴에 새긴 채 살아갑니다. 그는 어머니를 증오하며, 그녀와는 전혀 다른 삶을 선택합니다—경찰이 된 것이죠.
하지만 운명은 그를 다시 어머니 앞으로 데려옵니다. 사마귀와 똑같은 수법으로 살인을 저지르는 모방범죄가 발생한 것.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차수열은 평생 외면하고 증오해 온 자신의 어머니 정이신과 공조 수사를 시작하게 됩니다. 이 드라마는 단순히 범인을 찾는 과정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살인자와 형사, 어머니와 아들, 가해자와 피해자 가족, 이 모든 관계 속에서 증오와 이해, 진실과 거짓, 복수와 용서가 교차하는 복잡한 감정의 흐름을 따라갑니다.
정이신은 단순한 악인이 아니에요. 그녀의 과거에는 왜 살인을 저질렀는지에 대한 이유가 숨겨져 있고, 차수열은 형사로서의 사명과 아들로서의 감정 사이에서 끊임없이 흔들립니다. 모방범의 정체가 드러날수록, 두 사람은 서로를 더 깊이 마주하게 되고, 결국 이 드라마는 “가족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으로 귀결됩니다. 이야기의 전개는 서늘하면서도 감정적으로 깊습니다.
전문가 및 평론가 평가 요약
프랑스판 양들의 침묵의 한국적 재해석
원작 La Mante의 핵심 플롯을 유지하면서도, 한국적 정서와 가족 서사를 더해 깊이를 더했다는 평가가 많아요. 변양주 감독은 모성애나 가족주의가 아닌,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의 차이에서 갈등을 시작하고 싶었다고 밝혔습니다.
고현정의 연기력에 대한 찬사
고현정은 연쇄살인마 '정이신'역을 맡아 차분하면서도 내면에 불안과 에너지를 품은 복합적인 캐릭터를 밀도 있게 표현했다는 평을 받습니다. 그녀의 연기는 카리스마와 섬세함이 공존하는 드라마의 중심축이라는 평가가 있습니다.
장동윤의 연기 변신
장동윤은 수열 역을 통해 내면의 상처와 갈등을 표현하는 검정 연기를 선보이며, 기존 이미지에서 벗어난 새로운 스팩트럼을 보여줬다는 반응입니다.
연출과 제작진의 팀워크
예산이 넉넉하지 않았음에도 주연 배우들이 자발적으로 풀연료를 낮추고, 단역 배우들과 장비에 더 많은 투자가 가능했다는 미담도 전해졌어요, 이로 인해 작품의 완성도와 팀워크가 더욱 돋보인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리뷰 요약
심리적 긴장김이 탁월하며, 가족이라는 이름의 모순을 정면으로 마주한다. 단순한 범죄 스릴러가 아닌, 인간 내면의 탐색이다. 고현정의 존재감이 모든 장면을 압도한다. 단순히 '누가 범인인가'를 묻는 이야기가 아니라, '가족이란 무엇인가', '악은 어디서 시작되는가' 같은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어요.